【The Sqoop】 충무로 인쇄상을 수출역군으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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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qoop】 충무로 인쇄상을 수출역군으로 만들다

 

 

충무로 인쇄골목에서 만든 명함이 일본에서 팔리는 걸 알고 있는가. 알고 보면 충무로 영세 인쇄상인도 수출역군이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이는 김종박(56) 티쿤글로벌 대표인데, 일본 해외직판 사이트가 판로이자 활로다. 그가 일본 해외직판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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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박 티쿤글로벌 대표는 해외직판이 중소기업의 수출길을 열어줄 것으로 내다봤다.[사진=지정훈 기자]

딱 봐도 오래된 충무로 인쇄골목. 이곳 한복판에는 충무로 인쇄골목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건물이 있다. 1973년 지어진 진양상가다. 이 상가 안에는 특별한 기업 하나가 둥지를 틀고 있다. 일본에 명함ㆍ전단지ㆍ실사 출력물 등을 팔아 지난해에만 9억9287엔(약 92억원)의 매출을 올린 티쿤글로벌(티쿤)이다. 이 기업은 오랜 기간 일본에서 해외직판을 해왔다. 일본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제품 주문을 받으면 충무로 인쇄골목의 57개 업체가 제작해 일본에 판매한다.

쉽게 말해 충무로 인쇄업체들이 이 기업을 통해 일본에 간접적으로나마 해외직판(수출)에 뛰어든 셈이다. 이 기업은 일본에 법인을 두고 일본 고객만 상대한다. 하지만 대부분 업무는 한국에서 이뤄진다. 고객센터로 전화하면 한국에 있는 일본 원어민이 전화를 받고 상품을 주문하면 항공 배송을 통해 빠르면 다음날 보내준다. 티쿤의 한국 사무소에는 68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이중 5분의 1은 일본어가 가능한 한국인 혹은 일본인이다.

배송서비스도 철저하게 현지화했다. DHLㆍ페덱스 같은 글로벌 기업의 택배서비스는 애초부터 이용하지 않고 일본 택배회사를 통해서만 상품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일본 소비자가 받는 상품에는 일본 택배회사의 물표(물건을 보내거나 맡긴 것에 대해 증거로 삼는 표지)가 붙는다. 오죽하면 티쿤의 고객이었던 오사카 한국 영사관조차 티쿤의 사이트가 한국에서 운영된다는 사실을 몰랐을 정도다. “장사의 기본은 고객이 조금이라도 불편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지 사이트와 구분되지 않을 만큼 철저하게 현지화 서비스를 제공한 이유입니다.”

현지화 전략 사례는 또 있다. 일본 소비자가 온라인쇼핑몰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대인代引결제’를 많이 한다. 이는 배달원에게 물건값을 지불하는 결제방법이다. 2014년 12월 티쿤 운영 사이트의 결제 비중을 보면 신용카드가 31.4%ㆍ대인 33.5%ㆍ은행 20.7% ㆍ티쿤포인트 10.4%ㆍ편의점 3.3% 등이다. 한국과 달리 ‘대인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놨다는 거다. “일본 소비자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꼼꼼함입니다. 눈앞에서 일을 완벽하게 해결하려는 특징이 있죠. 대인결제 비중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죠.”

명함을 제작ㆍ판매하는 사이트 애드프린트로 시작한 김 대표는 실사출력물ㆍ부직포백ㆍ에어간판도 독립몰을 통해 판매한다. 티쿤이 운영하는 4개 독립몰 사이트의 회원수는 현재 6만명이 넘는다. 포털사이트에 적극적으로 2광고를 한 것도 주효했지만 오랜 운영으로 인한 신뢰와 경험이 회원수 증가에 한몫했다. 늘어난 회원수만큼 매출도 커졌다.
일본 해외직판은 ‘독립몰’로 진출

“아주 단순한 건데 단골고객이 많아지면 매출도 늘어납니다. 기본적으로 회원의 10%는 단골 고객이 됩니다.” 신뢰를 중시하는 일본 고객들에게 그의 독립몰 전략이 먹힌 거다. 그가 ‘독립몰 창업’의 전도사로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들은 이베이ㆍ라쿠텐을 기억할 뿐 그 안의 판매자는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명심할 게 있습니다. 내 손님을 확보할 수 없다면 단골을 확보할 수 없고 단골이 없으면 성장할 수 없죠.”

그는 요즘 ‘독립몰 플랫폼’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쇼핑몰 구축, 운영노하우, 결제, 배송까지 모두 가능한 해외직판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름하여 ‘티쿤글로벌 플랫폼’인데, 중소 상인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모델이다. 티쿤에 10%의 판매수수료만 내면 일본에서 해외직판을 할 수 있다. 최근 6개월간 종이컵ㆍ휴대전화 케이스 등을 파는 5개 일본 독립 사이트가 이 플랫폼을 활용해 론칭됐고 13개 사이트가 오픈 준비 중이다.

김 대표의 꿈은 크다. 앞으로 중국 해외직판 플랫폼도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오래 전부터 부직포와 노보리(일본 전통 배너)를 중국에서 생산해 일본에 수출해 왔다. 중국 상하이上海에도 지사를 두고 있는 이유다. 이런 인프라를 이용해 중국 해외직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의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전 세계시장을 해외직판의 무대로 삼는 거다. 그가 이토록 해외직판을 외치는 이유가 뭘까. 대기업만이 아닌 중소기업, 중소업체도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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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온라인 수출은 대기업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우리처럼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직판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중소기업도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죠. 저는 한국의 중소상공인들이 해외 100개 나라로 전 세계에 100만개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소상공인과 우리나라에 미래가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 일을 돕는 일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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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박 대표가 걸어온 길
 맨손으로 일군 연 10억엔 매출

김종박 대표가 일본 해외직판 사업에 뛰어든 건 2004년이다. 프로그래머 후배와 함께 ‘지즐’이라는 사이트를 오픈하고 한국 택배상자를 일본에 판 게 출발이다. 김 대표는 당시 택배박스 제작 위탁계약부터 컨테이너 운송 계약, 일본법인 설립 등 맨손으로 일궈나갔다.[※지금 이 기업은 연 100억원가량의 매출을 벌어들인다.] 택배박스로도 잘나갔지만 그는 만족하지 않았다. 2007년 그가 티쿤글로벌을 세운 이유다. 자본금 5000만원에 직원 3명으로 출발한 티쿤은 이제 80명 직원으로 연간 10억엔 매출을 올린다. 중간 중간 어려움도 있었고, 엔저도 그를 괴롭혔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해 왔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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