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2004년 처음 일본에 택배박스 사이트를 오픈했을 때……

[한국경제] 김종박 ‘티쿤글로벌’ 사장의 日명함시장 역발상 공략…공장없이 인터넷 통해 日서 69억 매출
2014년 10월 22일
530엔으로 24시간 안에 동경 오사카 손님 손에 현수막을 배달하기
2014년 10월 22일

이전 회사가 망하고 할 것도 없어서 빈둥거리는데,
후배가  ‘일본에 택배박스 판매를 하려고 하는데, 좀 맡아서 해주면 안 되나요?’  하고
지원 요청을 해왔습니다.
 
4월25일이었습니다.
가끔, 이상할 만큼 또렷하게 기억하는 날짜가 있잖습니까? 이 날짜는 이상하게 잘 기억이 됩니다.
 
별로 할 것도 없던 차에 잘 되었다 싶어서 그 다음 날 출근했습니다.
이 후배가 프로그래머였기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고, 나머지 일을 제가 처리했습니다.

이때까지 저는 실제로 무역일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컨테이너로 어디 물건을 보내본 적도 없고,
택배박스라는 물건은 취급해본 적도 없습니다. 인보이스며 패킹리스트를 작성해본 적도 없습니다.
4월25일부터 일을 시작해서, 사이트를 오픈한 것이 6월15일이었습니다.
딱 50일 만이군요.
 
이 사이에,
ㅇ 일본 책임자 구하기
ㅇ 일본 창고 구하기
ㅇ 등록할 박스 정하기
ㅇ 박스 제조사 구하기
ㅇ 포워더(일본으로 물건 보내는 회사)와 계약
ㅇ 일본 창고 구하고, 일본 법인 책임자 구해서 일본 사무실 세팅
ㅇ 박스를 컨테이너로 보내고 일본 창고 정리
ㅇ 일본 택배서 선정, 계약
이걸 끝냈습니다.
프로그래머인 후배는 프로그램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6월15일 첫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데는, 일본에 저를 도와준 확실한 지인이 있었다는 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회고해보니, 정말 엄청난 일이었네요.
무역일을 해본 적도 없는 완전 백지 상태에서 두 달도 안 되어 사이트를 런칭한 것이니까요.
 
물론 그 전에 1년 반 정도 일본 경매 대행 사업을 해본 적은 있지만, 그것하고 이것은 상당히 달랐습니다.
두 달 만에 일본 직판 사이트를 만들고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에 정말 속이 다 타들어가는 일도 많았습니다.
 
인보이스를 잘못 작성해서 일본 항구에 컨테이너가 세 달 가까이 붙잡혀 있기도 했고,
거래처가 박스를 제대로 못 만들어서 거래처를 여러 번 바꿔야 했고, 등등.
그렇지만 그런 시행착오를 감수하고, 무모하게 했고,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버텼습니다.
 
모든 일이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단 스타트 하는 것, 어쩌면 저는 그런 스타일인지도 모릅니다.
 
운이 참 좋은 것이지요.
이 사이트는 지금도 일본에서 택배 박스 온라인 판매 분야 랭킹 3위 안에 듭니다.
제가 이 일화를 가지고 전하려는 요지는, 일이라는 게 하기 전에는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본 직판도 많은 분들이 복잡하게 생각하지만,
일본어 원어민자만 옆에 한 명 있으면 한국서 인터넷 쇼핑몰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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